“세계인들과 함께 소통하는 글로벌 MBA로 우뚝 서겠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엄격한 학사관리와 연구 인센티브 제공, 세계 유수 대학과의 실질적인 복수학위 등으로 이런 결과를 얻은 것 같다”며 “이번 사업단 선정을 시작으로 세계 속의 명문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MBA가 BK21 사업단에 선정되기까지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지난 2년 동안 학교 전체적으로 BK TFT를 구성해 체계적으로 지표관리를 수행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 경쟁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성과를 비교해 서강대만의 차별점을 찾아 집중적으로 강화한 것이 BK21 사업단에 선정된 주요인이다.
특히 임 원장은 서강대 MBA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외 대학과의 복수학위(dual degree), 공동학위(joint degree), 교환 연수, 해외 인턴십 등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미네소타 대(Carlson School MBA), 일리노이 대(MS in Technology Management),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MS in Financial Engineering), 영국 시티 대(MS in Finance and Banking)에서 공동복수학위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강대는 MBA 과정 중 복수학위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은 1년간 서강대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1년은 해외 대학 MBA 과정을 밟는 프로그램이다. 서강대 MBA의 복수학위제는 타 대학 MBA와는 달리 해외 MBA 진학 시 학생선발권을 서강대가 갖고 있기 때문에 재학생들이 해외 MBA에 직접 지원하는 수고를 던다는 장점이 있다.
윤리적이면서도 글로벌 감각 갖춘 경영인 양성
서강대 MBA는 학사관리가 매우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2008년 학기에는 주말MBA 과정에서 정원 중 30%가량이 중도 탈락했다. 결석일수가 기준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F학점이 주어지는 FA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또 지도교수제를 통해 다양한 산업·기능별 소모임을 활성화해 원생들의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준다. 나아가 교수들의 사례교육(Case Study)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와 제휴해 본격적인 사례연구 및 사례 교습 방법을 습득해 원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강사의 강의 비율을 축소해 전임교수의 강의를 대폭 확대할 것이다. 영어강의도 점차 확대해 주간은 100%, 야간은 3년 이내에 50%의 강의를 영어로 진행할 예정이다. 외국인 교수와 학생 유치 비율도 대폭 증가할 것이다. 특히 외국인 학생선발 시 무차별적인 집중보다는 다양한 경력과 자신의 커리어 구상이 명확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2009년 모집에서는 면접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서강대 MBA는 세 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주간 풀타임 과정인 SIMBA(Sogang International MBA), 직장인 대상의 야간 과정인 Pro-MBA(Professional MBA), 그리고 기업 중견간부를 대상으로 하는 주말과정인 SEMBA(Sogang Executive MBA)다. 또한 서강대 MBA는 다양한 수강생의 교육 수요를 반영한 학술, 취업, 기업체 파견, 복수학위의 3개 트랙(Track)을 기초로 전문화, 체계화된 교과과정을 운영한다.
서강대가 자랑하는 SIMBA는 세계화, 리더십, 탁월성, 윤리성을 핵심가치로 하는 차세대 경영리더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영어강의 중심, 경영 인턴십, 컨설팅 복수전공, 해외 유수 대학 복수학위 과정을 특징으로 하는 혁신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SIMBA의 특징은 다른 MBA와 달리 한데 묶여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아시아 대학 등으로 나눠진 다른 MBA와 달리 SIMBA 하나로 학생을 선발한다. 2007년 신설된 SIMBA는 크게 3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프로그램, 3개 트랙·4개 전공별로 선택권 확대
인턴십과 MBA 교과 수강을 결합한 2년 과정의 A·B트랙, 기업위탁 교육생을 위한 1년 4개월 과정의 C트랙, 서강대와 해외 유수 대학의 학위를 복수로 취득하는 D트랙이다.
A·B트랙은 차세대 관리 리더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혹은 직장 경력 초기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이 구성됐다. C트랙은 기업위탁생 맞춤 코스다. 1년 안에 교과목 수강을 마치고 현업에 복귀할 수 있다. 나머지 한 학기는 현업으로 복귀한 뒤 지도교수의 지도 아래 경영 현안에 대한 개인별 워크숍으로 진행된다. D트랙을 통해서는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의 복수 MBA를 딸 수 있다. 서강대 MBA의 복수학위 대상학교는 영·미의 대학에만 편중된 것이 아니라 중국의 MBA와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이미 하얼빈 공과대학교, 인민대학교, 중앙재경대학교, 중앙민족대학교, 북경사범대학교와 MOU를 체결했다. 이중 하얼빈 공대와는 올해 3월부터 2명씩 학생을 교환해 한 학기씩 서로의 학교에서 공부하게 된다.
임 원장은 “서강대 MBA는 아웃 바운드(out bound)식 교육을 강화해 복수학위를 보다 확대하려고 한다”며 “3년 안에 복수학위 프로그램 협정 대학을 2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며 주간MBA 정원 70명 중 절반 이상이 복수학위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맥도널드 데이비드 앤드루씨(27·캐나다·서강대MBA 교환학생)는 “서강대 MBA는 배경만 한국일 뿐 세계 각국 학생이 한자리에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대해 배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라 설명했다. 그는 교실 안에서도 친구들과 100% 영어로 대화가 가능했고, 한국 학생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토론과 케이스 스터디 위주인 능동적인 수업 구성이나 졸업 후 학생 진로에 대해 학교 측이 엄정하게 관리해 주는 것이 한국보다 앞서 자리 잡은 영미권 MBA 못지않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서강대 MBA뿐만 아니라 한국 MBA는 철저하게 시장 중심으로 교과과정이 짜여 있어 실제 비즈니스에 맞는 내용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유학생들 사이에 장점으로 꼽힌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 MBA교육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젊은 교수진에게 젊은 경제를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MBA가 세계적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해 고쳐야 할 점에 대해 꼬집어 말했다. 강의 수강 인원이 지금보다 더 줄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제가 살다 온 캐나다에서는 MBA는커녕 초등학교나 유치원에서도 수십 명이 함께 수업 받는 일은 없어요. 더구나 MBA의 생명인 토론과 케이스 스터디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강의를 듣는 학생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 서구 학생들에 비해 수줍어하는 편인 한국 학생들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도 했다.
SIMBA의 전공은 금융, 관리, 서비스 사이언스 등 크게 3가지다. 올해부터는 컨설팅학과도 신설됐다. 이 컨설팅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컨설팅대학원 및 R&D센터 개설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여름방학 중에는 해외 대학 교수들이 정규과목을 강의한다. 해외 석학을 초청해 최근 연구 경향을 들어보는 글로벌 강의 시리즈(Global Lecture Series)도 매 학기 개최돼 현재 7회째에 이르고 있다. 전체 학생 중 50% 정도가 장학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세민씨(MBA 1기)는 서강대 MBA를 통해 소비자 마케팅에서 금융 분야로 경력 전환에 성공했다. 그는 서강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별 생각 없이 글로벌 주방용품 회사에 입사했다. 하고 싶은 일도, 적성도 모른 채 운 좋게 입사에 성공했다. 입사 후 영업의 일선인 매장에 배치 받았을 때에도 좋게 생각했다. 하지만 길어도 2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영업직 업무가 3년째 접어들면서 이씨의 불안감은 더해만 갔다. 그 때 마침 모교인 서강대 MBA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당시 나이 32세. 모든 것이 캄캄했던 30대 초반에 또 다시 미래가 불확실한 대학원생의 길을 선택했다. 이미 국내 여러 대학에서 MBA가 성행하고 있지만 굳이 서강대 MBA를 고집한 이유는 복수학위제도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라던 대로 당시 서강대 MBA가 복수학위제도를 맺고 있던 영국의 카스 비즈니스스쿨에서 6개월 동안의 MBA과정을 수료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5월, 카스 비즈니스스쿨에서의 교육이 끝나갈 무렵, 그는 인터넷으로 국내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은행 입사지원서에 공을 들였다. 행운은 그의 편이었다. 3개월의 긴 인터뷰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기업은행 투자은행(IB) 분야에 입사하게 됐다.
“초창기 MBA공부할 때가 생각납니다. 엄격한 학사관리 원칙은 설립 이래부터 전통처럼 맥이 이어진 것이며 그 덕분에 오늘날 서강대가 공부하는 대학으로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저 역시 그런 학풍을 기초로 노력한 결과 SIMBA 장점을 입증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2009년도 서강대 MBA의 주요 변화는 ‘컨설팅학과의 신설’이라 할 수 있다. SIMBA 학생 중 성적 우수자는 컨설팅학과 전공 중 하나를 복수전공할 수 있으며 장학금도 받는다. 컨설팅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컨설팅대학원 및 R&D센터 개설 사업에 서강대가 선정돼 중기청 지원으로 개설됐다.
업그레이드 된 커리큘럼과 엄격한 학사관리
Executive MBA 교육과정인 SEMBA(Sogang Executive MBA)는 현직에 있는 대기업 중견간부 및 중소기업의 이사, 대표이사 등의 교육생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매년 여름 신입생을 모집해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미국의 MBA와 같은 방식을 따르고 있다.
SEMBA는 교과목과 교육일정을 학습자 중심으로 구성해 단계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교과과정은 각 16주로 구성해 보다 체계적인 학습이 이뤄지도록 했다. 정규과목으로 수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는 미술, 음악과 같은 분야와 6시그마, 블루 오션과 같은 최신 실무주제를 다루는 과정을 개설했다. 국제 감각과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전문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한 맞춤형 영어교육 또한 필수다. 하지만 글로벌 세미나에 참여하고 영어강좌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1년차 동안 진행되는 비즈니스 영어 분반교육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어학실력을 연마해야 한다.
배한규씨(SEMBA 1기·우리은행 센터장)는 “SEMBA 과정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활력을 충전하는 소중한 기회를 선사해 주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직 구성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향후 조직의 리더로서 필요한 자질과 역량을 어떻게 향상 시킬 것인지 늘 고민이 많았다. 주위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때때로 매너리즘에 빠져 구태의연하게 행동한 적도 있다. 하지만 SEMBA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 체계적이고 차별화된 교육과정, 충실한 학사관리 속에서 익힌 지식, 특히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산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최고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또 MBA를 통해 알게 된 다양한 분야의 원우들과의 교류 역시 편협했던 그의 시야를 크게 넓히는 데 한몫했던 것이다. 그는 “SEMBA 과정이 지식, 정보 등 실용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조직 관리자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종합적으로 익히고 배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야간MBA인 Pro-MBA(Professional MBA)는 1980년 1기생을 모집한 이래 현재까지 2700여 명의 우수한 졸업생들을 배출한 서강대의 간판 MBA다. 방학 중 SIMBA(주간과정)와 연계해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반면 외국인 교수와 영어로 강의하는 국제화된 교육을 제공한다.
Interview
임채운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장
“학생·교육프로그램 다양화 통해 유연한 사고 갖춘 경영인 육성”
임채운 원장은 퇴색돼가는 국내 MBA교육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와 기업은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실력보다 인맥에 의존하고, 원칙보다 편법을 좇는 사람들이 대우받는 세상이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학벌과 배경을 앞세우고, 선후배간의 끈끈함을 중시하는 고루한 인물들을 배출해내는 대학들이 글로벌화를 외친다고 한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교육을 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 교수를 데려다 영어로 수업한다고 해서 글로벌화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 정신과 문화가 변화되지 않는 이상은 그저 무늬만 글로벌에 그치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서강대 MBA가 글로벌화에 앞장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편협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게 해 세계적인 시야와 유연한 사고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서강대 MBA는 타 대학과는 다르게 컨설팅 학문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Top School MBA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 중 하나가 컨설팅입니다.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 경영자 관점에서 기업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과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다른 기업에 가서 일할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이죠.
MBA가 단순히 업무 수행을 위한 관리자를 양산하는 학원은 아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조직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가 바로 MBA의 산출물이 돼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서강대만이 갖고 있는 컨설턴트 양성과정은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경영자를 배출하는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강대 MBA는 작년 중소기업청에 의해서 컨설턴트 양성과정을 개설하는 전문대학원으로 선정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MBA 학생들은 컨설턴트가 개설하는 실무과목을 수강하고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5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입니다.
국내 MBA의 발전 방향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 주간MBA교육이 도입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라 이제 겨우 시작단계입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돼야 하느냐하는 것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마다 제각각 다른 형태로 MBA과정이 개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스탠더드는 사라지고 한국형 MBA만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이제 갓 싹을 틔운 MBA교육이 피지도 못하고 시들까봐서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없는 한국형 MBA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현재 각 대학들은 MBA과정을 잘게 쪼개놨더군요. Global MBA, Asia MBA, Korea MBA, Corporate MBA, Finance MBA 등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과정당 정원이 20~30명에 불과하며 과정 간 학생 교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분화된 MBA과정은 결코 경영 리더를 양성하는 MBA과정이 아닙니다. 단지 기능적 전문가를 양성하는 과정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이런 문제는 MBA 학생모집이나 운영을 쉽게 하려는 편법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MBA교육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선진국을 추종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서건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런데 Global MBA, Asia MBA, Korea MBA, Corporate MBA 등으로 구분해 따로 모집하고 별개로 운영하는 것이 보편성을 가진 경영자를 양성하는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어디 외국 유명 MBA대학에서 American MBA, Mexican MBA, Asian MBA 등으로 나눠 따로 운영하는지 찾아보세요. 아무데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보하는 데 있어 반드시 갖춰져야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바로 다양성(Diversity)입니다. 다양한 상황과 지식에 노출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야 유연한 세계적 사고체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외국 대학이 MBA학생의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서로 교류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저는 국내 MBA도 앞으로는 학생 구성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강대 MBA는 바로 그러한 다양성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A, B, C, D트랙으로 나뉘어 있지만 함께 수업을 듣고, 토론하고, 해외연수를 갑니다. 이런 과정에서 인맥도 쌓고 다양한 시각을 접하는 것이 진정한 MBA교육입니다.
이 밖에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습니까.
학사관리가 보다 엄격하게 실시돼야 할 것입니다. MBA학비가 비싸기 때문에 학생모집을 위해 기업체에 섭외해 그 기업의 직원들을 받아들이는 곳이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대학은 한 기업의 직원들만을 위한 MBA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저는 이런 관행이 학사관리를 엄격히 실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학생 보내 달라고 기업체에 요청해서 온 학생들에게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한 교육을 시킬 수 있을 것인지 의문입니다.
서강대 MBA 역시 기업체 파견 학생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서강대 MBA도 회사에서 파견된 주간MBA학생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을 위한 차별화된 교육은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에 맞는 패널티와 학점을 이수합니다. 철저한 교육품질관리를 위해서죠. 다른 MBA와 비교해 보면 서강대 쪽 학점이 낮게 나와 회사에서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임 원장은 마지막으로 국내 MBA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MBA Job Market이 형성돼야 한다고 했다. 외국처럼 직장을 그만두고 MBA에 와서 공부 마친 다음에 경력직으로 재취업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 Full-Time MBA 도입이 늦은 일차적 원인도 바로 MBA교육 후의 취업이 불투명한 것에 있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학생모집이 어려워져 학교는 기업체 파견 학생들을 받아들인다. 그 결과 학사관리는 느슨해지고 교육 품질은 떨어져 MBA학위의 가치는 더 하락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이런 고리를 끊으려면 무엇보다 MBA과정의 옥석이 가려지고 우수한 교육을 시키는 대학의 MBA 졸업생이 취업에서 우대받는 여건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