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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ung Joong KIM CEO of DiYPRO Co. & Rotterdam School of Management MBA 2012 kim.diypro@gmail.com
댄디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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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를 구입하였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꼭 최재천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통섭원에서 함께 나눠보리라

http://book.naver.com/bookshelf/story.nhn?startmonth=20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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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서재는 모두의 숲이다

최재천/생물학자,교수
학력
하버드 대학 생물학 박사
소속
이화여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저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개미제국의 발견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등

다양한 책과 사람이 모여드는 공간

둘러보면 알겠지만, 이게 생물학자의 서재일까 싶을 정도로 제 서재에는 별의별 책이 다 있습니다.
문학, 철학, 역사 서적에서부터 최근에 많이 읽게 된 경영계통까지……, 그 종류가 가지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결혼을 하여 예상치 못한 자식이 태어나는 것과 같이, 다르다고 여겨졌던 학문이나 지식,
이론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학문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의 서재에는 온갖 종류의
책들이 꽂혀있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이곳을 드나들며 책을 찾고 가끔은 둘러 앉아 토론도 합니다. 간혹 책들이 발이 달린
것처럼 사라지기도 하는 이곳은 제 서재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서재이지요.

흐름이 있는 서재

너무 많은 책이 있어서, 그냥 두면 찾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이름을 딱 붙일 만한 분류체계를 만들기는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제 마음속에 있는 흐름에 따라 책을 배치해두었습니다. 가장 안쪽에는 제 학문의 뿌리인 진화에 대한 책을 모아놓고.
그 옆에는 이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생물학, 또 그 옆에는 이와 관련된 자연과학, 인문학 서적을 순서대로 꽂아두었습니다.
이렇게 가다 보면 예술과 경영분야는 서재의 끝 쪽을 차지하지요. 이런 식으로 관련이 있는 책들끼리 전략적으로 가까이에
포진시켜 놓았어요. 분류체계가 있다기보다는 분류의 흐름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 시절의 전집

제가 어렸던 때에는 지금처럼 책이 많지 않으니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곤 했어요. 저는 어머니께서 월부로 사오신, 당시 유행이던 전집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초등학교 때는 세계 동화 전집,
중학교 때는 한국 단편 문학전집,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는 노벨 문학
전집을 읽었습니다. 세계 동화 전집 1권이었던 '집 없는 천사들', 2권
'사랑의 학교'는 아직도 기억하고 좋아하는 책입니다.

나의 손을 잡고 이끌어 준 작가

그중에서도 노벨 문학 전집은 제가 우겨서 구매를 하였습니다.
매년 상 받은 작가의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면, 그때마다 사서 전집에
첨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제일 마지막으로 샀던 작품이
솔제니친의 책이었어요. 그걸 단숨에 다 읽었죠. 그런데 특이하게도,
그 책에 덤으로 번역되어 있던 수필 중 하나에 제가 요새 말로 '꽂힌'
거예요. '모닥불과 개미'라는 제목의 한 페이지짜리 수필이었어요. 불
속에 갇힌 동료를 구하러 가는 개미들의 행동에 대해 '왜 저런
이타적인 행동을 할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수필이었어요.
이상하게 그 글이 저에겐 잊혀지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지금 전공하는 사회 생물학을 알게 되었는데, 사회
생물학의 가장 큰 질문 중 하나가 개미들이 보여준 것과 같은 행동에
대한 질문이더라고요.'어? 솔제니친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사실 저는 제가 이과대학을 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 과정에는 우연한 사건도 몇 가지 있는데, 솔제니친을 접하게 된
것도 그 중 하나예요. 문학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있던 저를 이렇게
과학 분야로 손잡아 끌어주신 분이 솔제니친이에요.

책은 사람의 삶을 절묘하게 만들어줍니다.

대학 들어가자마자 독서 동아리를 제일 먼저 했어요. 누군가가 재미있는 책을 추천하면 다 같이 읽고 토론하였죠.
그런데 평소 제안을 잘 안 하는 친구가 로마클럽보고서의 ‘성장의 한계’를 읽자고 하더라고요. 실은 독서동아리에서 읽을 만한 책은
아니어서 읽어온 사람도 거의 없었지만, 저한테는 그 책이 엄청난 충격을 줬어요. 그 당시 제가 택한 생물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주었고, 오늘날 제가 기후변화센터, 생태학회, 환경운동연합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된 것도 돌이켜보면 이 책에서부터
출발한 거예요. 우연하게 어떤 책을 읽느냐가 훗날 절묘하게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해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 인생의 책

제가 공부하는 사회생물학은 과학 중에서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예요. 다른 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학과도
얽혀있어서 저절로 많은 것에 손대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점점 더 많은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고, 필요할 때마다
그런 책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제가 이 분야를 택했다는 말 보다는, 누군가가 저에게 안겨주었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 모닥불과 개미 (불과 개미들이란 제목으로 수록)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장익역 | 분도출판사
    한 장짜리 정말 짧은 수필이에요. 개미들이 자기 동료를 구하러 불길로 뛰어드는 것을 보고 작가
    솔제니친은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저 불길로 뛰어들게 하는가, 라고 생각해요. 이상하게도 저에게는
    잊히지 않던 글이었습니다.
  • 성장의 한계 (The Limits to Growth)
    Meadows, Donella H. l Chelsea Green Publishing Company
    대학교 진학 후 제일 먼저 독서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그 때 읽은 책입니다.
    저한테는 이 책이 엄청난 충격을 줬어요. 생물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한편, 훗날 생물학자가
    되는 과정에서도 이 책은 끊임없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기후변화, 환경 운동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돌아보면 이 책에서부터 출발한 거죠.
  • 사회생물학
    에드워드 윌슨 | 이병훈역ㅣ민음사
    유학간 첫 해 이 책을 교과서로 사용하였습니다. 아직 영어가 서툴던 시절이었는데도 이 두꺼운 책을
    밤을 새며 읽었어요. 이 책의 중심 키워드는 이타주의예요. 우리를 포함한 동물은 왜 이타적인 행동을
    할까요? 어린 시절부터 제가 가지고 있던 삶에 대한 질문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정리되었습니다
  •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 홍영남역ㅣ을유문화사사
    내 삶은 DNA라는 화학 물질이 이어가는 진화의 역사 속 한 부분이라는 내용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회의주의에 빠져요. 하지만 조금 더 읽어보면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엄청난
    집착에서부터 과학적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세계관을 바꿔준 책이고,
    제 학문의 가장 중심에 있는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 통섭
    에드워드 월슨 | 최재천역 ㅣ 사이언스 북스
    최근 학계에서나 기업에서나 화두로 삼고 있는 ‘통섭’에 대한 책입니다.
    통섭은 서로 다른 지식의 경계를 무조건 무너뜨리고 섞고 융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자는 이야기입니다.
    저에게 이 책은 온갖 분야의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흥분되는 길을 열어주었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통섭원’이 곧 제 서재입니다.
posted by 댄디킴